시드니 봄철 알레르기, 왜 심해질까? 콧물·재채기·눈물 줄이는 방법
젊었을 때는 ‘알레르기’라는 말을 크게 모르고 살았습니다. 특별히 꽃가루나 계절 변화 때문에 불편함을 느껴본 기억도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호주에서 오랫동안 생활하고 나이가 들면서 계절이 바뀔 때마다 몸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히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봄이 되면 어김없이 콧물이 나고 재채기가 늘어나며 눈물이 납니다. 감기에 걸린 것처럼 몸의 컨디션이 떨어져 하루가 힘들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따뜻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이런 증상이 찾아왔습니다.
‘이번에도 봄 알레르기가 시작됐구나.’
호주에서 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에게 봄은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계절입니다.
그렇다면 시드니의 봄철에는 왜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지고, 일상생활에서 증상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봄철 알레르기, 감기와 무엇이 다를까?
봄에 콧물이 나고 재채기를 하면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알레르기 비염(hay fever)**은 감기와 원인이 다릅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나 풀, 나무, 잡초 등의 알레르겐에 면역체계가 반응하면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반복되는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코나 목의 가려움
눈이 가렵거나 눈물이 나는 증상
등이 있습니다.
특히 봄철에는 계절성 꽃가루가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왜 바람이 많이 부는 날 더 힘들까?
봄철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바람이 많이 부는 날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꽃가루가 바람을 타고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풀에서 발생하는 꽃가루는 바람을 통해 상당한 거리를 이동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꽃가루가 많이 발생하는 계절에는 야외에 나갔을 때 꽃가루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꽃이 많이 피어 있는 곳에 가지 않았는데도 집 근처를 걷거나 공원에 다녀온 후 재채기와 콧물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드니 봄철 알레르기를 줄이는 7가지 방법
1. 바람이 강하고 꽃가루가 많은 날에는 야외활동 줄이기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이라면 매일 같은 방법으로 생활하기보다 날씨와 꽃가루 상황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꽃가루가 공기 중으로 퍼질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심하다면 야외활동 시간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healthdirect에서도 꽃가루가 원인인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바람이 불거나 꽃가루 수치가 높은 날에는 실내에 머무는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2. 외출할 때 선글라스 착용하기
봄철에는 코뿐만 아니라 눈이 가렵고 눈물이 나는 사람도 많습니다.
외출할 때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눈이 꽃가루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공원이나 정원처럼 식물이 많은 곳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선글라스를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3. 외출 후에는 샤워하기
꽃가루는 외출 후 옷이나 머리카락 등에 묻어 집 안으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꽃가루가 많은 날 야외활동을 했다면 집에 돌아온 후 샤워하고 머리를 씻는 것이 좋습니다.
옷에 묻은 꽃가루가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줄이기 위해 외출복을 바로 정리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healthdirect 역시 외출 후 샤워하고 눈을 물로 씻어내는 방법을 권하고 있습니다.
4. 빨래는 꽃가루가 많은 날 실내에서 말리기
호주에서는 날씨가 좋으면 빨래를 밖에 널어 햇볕에 말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면 봄철에는 조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날에는 옷이나 침구류를 야외에 오래 널어두기보다 실내 건조나 건조기를 이용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5. 집과 자동차 창문을 계속 열어두지 않기
봄철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집 창문을 활짝 열어두고 싶은 날이 많습니다.
하지만 꽃가루에 민감하다면 바깥 공기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날에는 창문을 닫아 외부 꽃가루가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자동차를 이용할 때도 에어컨의 **내부순환 모드(recirculation)**를 활용하면 외부 공기의 유입을 줄일 수 있습니다.
6. 잔디를 직접 깎는 것은 피하기
잔디 알레르기가 있다면 잔디를 깎을 때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잔디를 깎는 동안에는 실내에 머무르고, 직접 잔디를 깎아야 한다면 보호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잔디 꽃가루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봄철 잔디 관리에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습니다.
7. 코와 눈의 증상이 계속된다면 전문가와 상담하기
알레르기 증상이 매년 반복된다고 해서 무조건 참을 필요는 없습니다.
증상이 가볍고 가끔 나타나는 경우에는 약사에게 상담할 수 있으며, 증상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과 수면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어떤 알레르겐에 반응하는지 확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에는 증상과 원인에 따라 항히스타민제나 비강 스프레이 등이 사용될 수 있으므로, 본인에게 적합한 치료 방법은 의사나 약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알레르기 증상이 있을 때 피하면 좋은 생활습관
봄철 알레르기가 심하다면 다음과 같은 생활습관도 점검해볼 수 있습니다.
꽃가루가 많은 날
→ 장시간 야외활동 피하기
외출 후
→ 샤워하고 옷 정리하기
빨래할 때
→ 꽃가루가 많은 날에는 실내 건조 고려하기
집 안에서는
→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청소하기
자동차에서는
→ 필요할 경우 에어컨 내부순환 사용하기
잔디를 깎을 때
→ 가능하면 직접 작업하지 않기
작은 습관을 하나씩 바꾸는 것만으로도 알레르겐에 노출되는 기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봄철에는 '꽃가루 예보'를 확인하는 습관도 좋다.
알레르기가 매년 같은 시기에 반복된다면 자신의 증상이 언제 심해지는지 기록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날짜 → 날씨 → 바람 → 야외활동 → 증상
을 간단하게 기록해 두면 어떤 상황에서 증상이 심해지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꽃가루 예보 서비스를 통해 지역별 꽃가루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healthdirect에서도 꽃가루 예보와 알레르기 증상 관리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봄철 천식이 있는 사람은 특히 주의하세요.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가운데 천식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는 조금 더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높은 꽃가루 수치와 뇌우가 함께 나타나는 상황에서는 thunderstorm asthma(뇌우 천식) 위험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NSW Health에 따르면 NSW에서는 일반적으로 10월부터 12월 사이 뇌우 천식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증상으로는 기침, 쌕쌕거리는 숨소리,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갑자기 호흡이 어렵거나 증상이 빠르게 악화되는 경우에는 단순한 봄철 알레르기로 생각하고 기다리지 말고 즉시 의료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심한 호흡곤란 등 응급상황에서는 000에 연락해야 합니다.
마무리|봄을 피하기보다 현명하게 준비하기
젊었을 때는 봄이 오면 따뜻해져서 좋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하지만 호주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면서 계절이 바뀔 때마다 나타나는 콧물과 재채기, 눈물을 경험하다 보니 이제는 봄이 시작되는 것을 몸으로 먼저 느끼게 됩니다.
특히 따뜻한 바람이 불고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하면 알레르기 증상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봄은 조금 힘든 계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름다운 호주의 봄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꽃가루가 많은 날에는 야외활동을 조절하고, 외출 후 샤워하기, 선글라스 착용하기, 빨래를 실내에서 말리기, 창문 관리하기처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알레르기 증상을 무조건 참고 지내기보다 자신의 증상이 언제, 어떤 환경에서 심해지는지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의사나 약사와 상담해 보세요.
호주의 아름다운 봄을 조금 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나에게 맞는 알레르기 관리 방법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봄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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